뉴욕 여행이라고 하면 흔히 맨해튼의 타임스퀘어나 센트럴파크만 떠올리기 쉽지만, 진짜 뉴욕의 일상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은 오히려 외곽 지역인 ‘퀸스(Queens)’일지도 모릅니다. 퀸스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모여 사는 세계 최대의 다문화 커뮤니티 중 하나로, 음식, 예술, 스포츠, 자연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여행 일정이 짧은 이들에게 하루 동안 알차게 퀸스를 누비며 진짜 뉴욕을 체험할 수 있는 루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침 산책부터 미술관 관람, 스포츠 명소 탐방, 그리고 플러싱의 현지 먹거리까지, 퀸스를 하루에 200%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아침: 코로나 파크 산책과 과학관 체험
퀸스 여행의 아침은 ‘플러싱 메도우 코로나 파크(Flushing Meadows–Corona Park)’에서 시작해 보세요. 이곳은 1964년 뉴욕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유서 깊은 장소로, 뉴욕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도심 속 공원입니다. 공원의 중심에 위치한 유니스피어(Unisphere)는 지구를 형상화한 대형 금속 조형물로, SNS에서도 인증숏 명소로 유명합니다. 이른 아침에 방문하면 조깅하거나 개와 산책을 즐기는 현지인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경험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특별함을 줍니다. 코로나 파크는 넓은 잔디밭과 호수, 테니스장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깅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특히 아침 공기의 청량함과 자연 속에서의 여유는 장거리 비행 후 피로를 풀기에 최적의 환경을 선사합니다. 가족과 함께라면 아이들과 함께 연을 날리거나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습니다. 산책 후에는 공원 인근에 위치한 뉴욕 과학관(New York Hall of Science)을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곳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과학 박물관으로, 450개 이상의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손으로 직접 만지고 실험할 수 있는 전시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성인에게도 재미있는 과학 상식을 제공합니다. 실내 전시 외에도 야외에는 워터플레이존과 로켓 정원이 있어 계절과 관계없이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근처에는 퀸스 로컬 카페들이 여럿 포진해 있어 아침 산책과 과학관 체험 후 간단한 브런치를 즐기기 좋습니다. ‘Lucy's Cafe’, ‘Sweetleaf Coffee’ 같은 퀸스 기반 카페에서는 에그 샌드위치, 아보카도 토스트, 수제 머핀, 햄버거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다음 코스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후: 시티필드와 퀸스 박물관에서 문화 체험
오후에는 퀸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시티필드(Citi Field)를 방문해 보세요. 이곳은 메이저리그 팀인 뉴욕 메츠(New York Mets)의 홈구장으로, 야구팬이라면 성지와도 같은 장소입니다. 경기 일정이 맞는다면 생생한 야구 관람을, 그렇지 않다면 ‘구장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더그아웃, 클럽하우스, 기자석, 휴게실 등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구장 내에는 메츠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이 있어 구단의 역사와 전설적인 선수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으며, 팬이라면 감동 그 자체입니다. 시티필드는 외부도 아름답게 조경되어 있어, 경기 외에도 사진을 찍거나 주변을 산책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경기장 옆에는 메츠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스토어도 있어, 뉴욕 여행 기념으로 유니폼이나 모자를 구입하기에도 좋습니다. 스포츠와 문화가 융합된 공간으로서, 단순히 야구팬이 아니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시티필드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퀸스 박물관(Queens Museum)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명소입니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 모형 전시물인 뉴욕시 파노라마(Panorama of the City of New York)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뉴욕시의 모든 건물과 도로가 정밀하게 축소되어 표현되어 있어, 마치 하늘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외에도 퀸스 박물관은 현대미술, 사진,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뉴욕의 또 다른 예술 감성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롱아일랜드시티 방향으로 이동해 MoMA PS1 현대미술관까지 이어지는 루트도 추천드립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미술관과는 달리, PS1은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전시를 지향하며, 지역 예술계와의 활발한 교류의 장으로도 기능합니다. 이런 독립적인 문화공간이 퀸스의 진짜 매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저녁: 플러싱 먹방과 강변 야경으로 마무리
하루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 퀸스의 밤은 플러싱(Flushing)에서 시작됩니다. 플러싱은 뉴욕 내에서도 가장 다양한 아시아계 문화가 집결된 지역으로, ‘먹방 투어’에 최적화된 여행지입니다. 특히 한인타운이 조성되어 있어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입니다. 고깃집부터 찜요리, 탕, 분식까지 모든 종류의 한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습니다. 인기 맛집으로는 ‘고기타운’, ‘마당’, ‘황제갈비’ 등이 있으며, 고품질 미국산 고기를 한국식 양념으로 구워 먹는 삼겹살이나 갈비는 현지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식 외에도 대만의 소룡포, 중국의 훠궈, 베트남의 쌀국수 등 다국적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어 매일 방문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특히 'Joe’s Steam Rice Roll'이나 'Nan Xiang Xiao Long Bao' 같은 집은 줄을 서서 먹는 현지 맛집입니다. 식사 후에는 퀸스에서 가까운 건트리 플라자 주립공원(Gantry Plaza State Park)으로 이동해 여유로운 밤 산책을 즐겨보세요. 이곳은 롱아일랜드시티에 위치한 강변 공원으로, 허드슨강 너머로 펼쳐지는 맨해튼의 야경이 인상적입니다. 벤치에 앉아 반짝이는 야경을 감상하며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하면, 바쁘고 복잡한 도시 속에서도 느긋한 여행의 여운을 즐길 수 있습니다. 루프탑 바나 소규모 재즈 바도 인근에 분포해 있어 술 한잔과 음악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좋습니다. 치안도 안정적이며, 밤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퀸스는 여행자의 안전한 밤을 책임져줍니다. 퀸스의 하루는 이렇게 아침부터 밤까지, 다채로운 리듬으로 이어집니다. 퀸스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맨해튼의 번쩍이는 빌딩 사이에서 경험할 수 없는 사람 냄새, 문화의 다양성, 먹거리의 풍부함, 그리고 여유로운 일상이 이곳엔 있습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퀸스에서는 그 어떤 지역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먹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진짜 뉴욕을 느끼고 싶다면 퀸스를 하루 일정에 반드시 포함해 보세요. 당신의 여행은 훨씬 더 멋지고, 풍성하고, 특별해질 것입니다.